다큐멘터리 촬영에 있어서 컷팅 포인트는 매 순간마다 생깁니다. 그래서 선택은 쉽지가 않고 테이크는 늘어가며 이런 비효율은 효율을 가장한 게으른 촬영으로 이어지기 쉽상이지요. 이번 부산 촬영에서도 꽤 많은 분량을 촬영했지만 결국 건질 수 있는 화면은 별로 없는 오랜만의 절망감을 맛봤습니다. 분명 날씨 탓도 있고 이래저래 생긴 개인적인 일때문에 심적으로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자위하고는 있는데요. 의욕적으로 촬영에 임했던거에 비하면 너무나도 처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by 라울
아마도 선택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생겼던 문제 같아요. 왕모림씨라는 외국인이 이소선과 전태일을 그리는 낯선 상황에 대한 기조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쫓아가는데 급급했고 그 결과는 산만하디 못해 묶을 수 없는 세포들의 나열로 이어졌지요. 하지만 다큐멘터리 촬영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시간 자체는 다시 만들 순 없지만 그 시간동안 카메라와 대상간에 생긴 긴장은 우리들의 삶처럼 지속적이라는데에 있는거 같아요. 그것을 맘속에 놓치지 않고 이번 주말 다시 촬영하러 갑니다. 이번엔 왕모림 선생님 인터뷰까지!!(근데 통역하실 분은 구했는데 이거 질문을 하고 답을 듣고 다시 질문을 거쳐거쳐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거 같아... 어찌해야 하는지... 뭐.. 외국인 인터뷰를 해본적인 있어야지 말이지요... ㅎ)
<왼쪽이 왕모림 선생님. 오른쪽이 '엄마, 안녕'에서 전태일의 역할을 맡으신 백대현씨 입니다.
왕선생님은 오자마자 동네아저씨 포스로 거리를 다니셨는데 연습을 준비하시고,
배우들과 소통하며 지도하는 모습은 완전 멋쟁이 그 자체이십니다. 유연과 집중의 포스! 대단하세요.
백대현씨와 이소선 어머니 역할을 할 홍승이씨... 그리고 왕모림 선생님까지...
촬영은 후졌지만 인물의 세팅은 나름 완벽하다고 속으로 하하거리고 있답니다. 윽...^^>
by 라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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