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전태일 열사의 생일이었고 전태일 40주기를 준비하시는 분들의 '전태일 다리' 명명을 위한 선포식이 있었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는 지병인 당뇨로 한일병원에 입원해 계셨습니다. 저는 선포식에 촬영감독과 함께 있었고요 조연출과 촬영하는 깅 감독이 어머니와 한때를 보냈습니다. 촬영본을 보니 그 행사에 함께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맘이 느껴졌어요. 카메라를 보고 시간됐는데 빨리 가보라고... 재촉하시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육신때문에 자포하시는 듯한 말씀도 남기시더군요. 마침 어제는 당뇨로 생긴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저께 한쪽눈을 하셨고 나머지 한쪽을 어제 하셨는데요. 안대를 했던 곳을 풀으시니... 정말 잘 보이신다며 좋아하시더군요. 저거는 520호, 지금은 11시 10분. 이제 다 보이네~ 하시며... ㅎㅎ 중간에는 촬영팀에게 오만원권을 꺼내 주시며 나가서 맛있는거 먹고 오라며 주셨습니다. 물론 괜찮다고 했지만... '전태일 평전 출판으로 나온 돈이다. 내가 주는게 아니라 태일이가 주는거니까 받아둬라. 태일이가 나누라고 그렇게 갔는데 내가 가지고 있음 뭐하냐...' 부끄럽게 받아두었습니다. 몇만원이 남았는데... 어머니!! 후원금 통장에 넣어놓고 잘 쓰겠습니다... ^^ 몸은 비록 자유롭지 못하지만 여전히 정신은 그 누구보다 총명하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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