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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지

[제작일지] 나눔 아저씨와 삼천만원 아주 오랜만에 태감독님과 함께 어머니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저(촬영 깅)는 다른 작업 때문에 한 달 넘게 촬영을 못 갔거든요. 물론 그동안 태감독님께서 촬영하고 계셨고요. 오랜만에 가는 거라 살짝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창신동 골목을 지날 때, 햇볕에 눈 녹아내리는 소리도 듣기 좋았고요. 오늘은 나눔 아저씨(별명)께서 어머니 안마를 해드리러 오신다고 해서 촬영을 갔습니다. 원래 계획은 2시 정도에 나눔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을 들어오시는 것부터 찍는 것이었습니다. 나눔 아저씨의 얼굴을 아는 태감독님이 골목에서 나눔 아저씨가 나타나면 신호를 주고 제가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가 촬영할 생각이었죠. 하지만 생각보다 일찍 나타나신 나눔 아저씨. 결국 집에 올라가시는 것부터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더보기
느릿하지만 여전히, 얼마전엔 이소선 어머니 생신이셨습니다. 83세가 되셨습니다. 제작팀에서 자그맣게 선물을 드렸었는데 어머니나 가족분들이 어찌나 좋아하시던지요. 드리는 손이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돈도 못 버는 것들이 뭐하러 이런걸 가져와~' 한마디 핀잔도 들어가며... 어머니와 가족분들, 그리고 전태일 재단의 식구와 유가협 어머니들은 또 한번의 어머니 생신을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그 긴 시간을 함께해 오셨으니 굳이 호들갑 스럽게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하지만, 저녁이 되자 하나둘씩 어머니를 찾아오며 한마디, 한마디 축하와 위로의 말들, 그리고 먹을것들과 자그마한 선물들을 나누며 어머니의 건강과 서로의 안부들을 걱정하는 즐거운 자리를 가지셨습니다. 장수갈비 사장님은 어머니를 위해 손수 떡케익.. 더보기
이제 겨울, 11월 13일이 지났습니다. 어머니는 어제 향린교회 예배까지 마치시고 비로소 편안한 시간을 맞이하셨습니다. 매일매일 찾아오는 손님들과 안부전화, 그리고 오지말라고 해도 기어코 문 열고 들어오는 기자들까지. '아우 자꾸 옛날 생각나게 자꾸 물어보는데 죽겠어' 어머니의 입술이 벌겋게 부르트셨습니다. 원래 계획은 13일 전에 따로 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또 비슷한 질문은 한다는게 아닌거 같아 뒤로 미루었습니다. 어차피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저에게 주어진 세월은 아직 여유가 있으니까요. 13일에는 카메라 세대를 배치해서 촬영했습니다. 어머니를 둘러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이기도 하고 어머니 인생의 반을 새롭게 시작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머니를 팔로우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카메라 한대로 촬영할때 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