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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선 어머니...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후원회원 여러분... 이소선 어머니가 지난 월(7월 18일)요일 저녁. 잠시 심장이 멈춘 후,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서울대 병원 응급 중환자실에 주무시고 계십니다. 이 글을 쓰는 상황...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픕니다.

현재 어머니는 심장이외의 장기는 건강하게 제 기능을 하고 계시 답니다. 문제는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병원에는 가족 분들과 재단 관계자 분들이 상주하고 계시며 아침 10시 면회, 저녁 7시 면회 때 찾아오는 인사들을 맞이하고 계십니다.

저는 태삼형님께 첫 전화를 받았을 때 '엄마가 숨을 안쉬어~'라는 말.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촬영 갈 때마다 나를 찍을게 뭐가 있다고 맨날 와서 저 고생을 하나... 미안해 죽겠네...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 그리 해갔고 돈은 되냐? 어떻게 먹고 사니? 그 긴 시간동안 마누라는 잘 참아주니? 기왕 하게 된 거 열심이 해서 잘 만들어 봐라... 경화 니는 삐짝 말라서 좀 많이 먹고 다녀라... 시집은 가야지... 그냥 의례적인 말씀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방을 걱정해 주시던 그 말씀들... 미어지게 다시 떠오릅니다. 그리고 어머니 일상 마지막 촬영이었던 7월 9일. 2차 희망버스가 떠나는 날... 김진숙 지도위원도 만나고 부산에서 열리는 '엄마, 안녕' 연극도 보자고... 무던히도 어머니를 걱정 끼쳐 드리고 귀찮게 했었습니다. 제 욕심이었습니다. 사무치게 후회됩니다. 연로하신 어머니의 숨을 단축시키는데 저희들의 카메라와 그동안의 관계가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쳤다는 자책이 쉽게 버려지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현재 '어머니'는 가편집이 2시간 정도 되어 있는 상태였고 8월 중순 가편 시사와 믹싱 마스터링을 거쳐 9월 말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 첫 공개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소선 어머니 촬영은 완료가 되었고 마지막 엔딩 나레이션을 위해 이소선 어머니의 목소리를 담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소선 어머니가 쓰러진 후, 솔직이 말씀 드리면 작업의 진척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잘 정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면회때 얼굴을 뵈면 마음만 아파 어제부터는 밖에서만 맴돌고 있고 다른 일을 해도 신경은 병원에 가 있는 상황입니다. 자책과 함께 최대의 투쟁을 버리고 있는 어머니를 작지만 응원하여야 한다는 생각때문이거 같습니다. 최대한 빨리 추스리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한가지 사실만은 꼭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어머니는 이 작업을 매우 보고 싶어 하셨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꼭 보여드린다는 것...

어머니의 그동안의 삶을 구구절절이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어머니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인간 본연의 행동에 가장 충실한 삶을 사셨던 분입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저희들에게도 틈만나면 이야기 하셨듯이 피가 맑고 건강하신 분입니다. 충분이 그 맑은 피와 힘이 넘치는 피가 어머니의 의식을 깨우리라 믿습니다. 기적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님을 어머니는 삶으로 보여주신 분입니다.

어머니..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아까 태삼형님께서 전화오셔서... 마지막에 '힘내자~' 하시더군요. 병원에서 고생하시는 태삼형님을 비롯한 가족분들... 재단 분들... 께 힘이 못되는거 같아 죄송합니다. 그 분들에게도 많은 힘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