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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20101116_ 오도엽,『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이소선 ․ 여든의 기억

누군가 내게 이소선은 어떤 분이냐고 묻는다면, 누구보다도 독특한 자신의 향기를 가진 사람, 그러나 향기를 내뿜는 순간 자신은 스멀스멀 사라지고 세상 사람들과 어우러질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어떤 기억을 말하든 이야기의 중심은 자신이 아니었다. 자신을 내세우거나 높일 필요를 의식조차 못하는 사람이었다. 타고난 천성인지 살면서 체득한 것인지, 아무튼 이소선은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껏 살면서 했던 실천과 선택은 늘 주변 사람들의 절박한 요청에 성실하게 응답하고자 한 것, 그뿐이었다. 나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역할은 바로 이게 아닐까 생각한다.

오도엽,『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 이소선 ․ 여든의 기억, 후마니타스,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