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 太 - 2010.12.21 13:11


얼마전엔 이소선 어머니 생신이셨습니다. 83세가 되셨습니다. 제작팀에서 자그맣게 선물을 드렸었는데 어머니나 가족분들이 어찌나 좋아하시던지요. 드리는 손이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돈도 못 버는 것들이 뭐하러 이런걸 가져와~' 한마디 핀잔도 들어가며... 어머니와 가족분들, 그리고 전태일 재단의 식구와 유가협 어머니들은 또 한번의 어머니 생신을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그 긴 시간을 함께해 오셨으니 굳이 호들갑 스럽게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하지만, 저녁이 되자 하나둘씩 어머니를 찾아오며 한마디, 한마디 축하와 위로의 말들, 그리고 먹을것들과 자그마한 선물들을 나누며 어머니의 건강과 서로의 안부들을 걱정하는 즐거운 자리를 가지셨습니다. 장수갈비 사장님은 어머니를 위해 손수 떡케익을 만들어 같이 노래 부르기도 했구요. 그날이 마침 너무도 추운날이라 어머니의 건강도 안 좋으셔서 일찍 자리를 끝냈지만 어느때보다도 어머니의 반달눈 모양이 환하고 부드럽게 꺽인 날이었습니다.



<어머니 코에 흰 점은 케익입니다. 누군가의 기습에 깜짝 놀라셨지요>


저희는 지금 한참 구성안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1.5T가 넘는 촬영본을 정리하고 애초에 생각했던 주제의식과 촬영된 결과물, 그리고 남아있는 촬영까지 예상하며 이야기 라인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예상은 올해가 가기전에 1차 가안정도가 나올듯 합니다. 이 작업을 위해 김나영 감독님이 같이해주시고 있어요. 단편영화 3편을 만드셨고 모두 반응이 좋아 여기저기서 상도 받으셨던 뛰어난 감독님이시죠. 이소선 어머니 다큐멘터리라 하니까 선듯 같이해주시기로 했습니다. 박수와 응원을 부탁드려요. 올해가 갑니다. 시간이 흐르는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지만, 이 정도의 부담은 당연하고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내년을 기약하려 합니다. 때로는 느릿느릿하고 때로는 날카롭게 이 세상을 건너오셨던 어머니와 함께 하기에, 그 삶의 방식을 조금은 이해하고 있기에 내년이 기대됩니다. 날씨가 롤러코스터입니다. 건강들 조심합시다. (저는 12월 초부터 걸린 감기가 오래도 갑니다. 크힝~ ^^)




<드디어 촬영현장 컷을 찍었습니다. 
그동안 저희들은 촬영만 하느라 제대로된 현장 사진 하나 못 찍었는데요.
지난 유가협 송년회때 한울삶에 계셨을때 촬영했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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